갤러리이미지
비광

   개요   :  드라마, 가족

   개봉일   :  2026-09-02

   감독   :  이지원

   출연   :  류승룡, 하지원

   등급   :  15세 이상 관람가


tumblr_83f997c8cc7adee8802ec219fe1a9e48_76206ab5_640.jpg


[비광]은 [미쓰백]의 이지원이 만든 두 번쨰 장편영화입니다. 그러는 동안 이지원은 역시 하지원이 나오는 미니 시리즈 [클라이맥스]를 찍었습니다.


한물간 배우와 은퇴한 야구선수가 주인공입니다. 결혼했을 때엔 두 사람 모두 잘 나갔지요. 

하지만 남편에게 있는지도 몰랐던 딸이 있다는 게 아이 엄마의 자살로 밝혀지자 두 사람의 경력은 모두 나락으로 떨어집니다. 

그러다 중학생인 딸에게 또 나쁜 일이 일어나요. 친구가 죽고 아이가 살인범으로 몰리는 거죠. 세 가족이 빠진 함정은 굉장히 촘촘해요. 

정치, 경제, 언론이 엮여 있는 더러운 네트워크죠. 특히 영화는 기자들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표출합니다. 

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기자 캐릭터 한 명이 악역으로 등장해요.


영화를 보다보면 적어도 전반부는 굉장히 올드하다는 생각이 드는데, 적어도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요새 주류 한국 영화에서 그렇게 자주 나오지 않으니까요.

7,80년대엔 꽤 흔했지만요. 그러니까 여러 모로 '방화'스러워요. 특히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구질구질한 삶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요. 

영화는 노련한 베테랑 배우들의 '명연기'로 이 구질구질함에 그럴싸한 살을 붙입니다. 영화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아무래도 딸 역의 김신아 같지만요.


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지는 않아요. 속도가 일단 빠르고 궁금증을 자극하는 미스터리도 있으니까요. 

그러다가 어느 임계선을 넘으면 정말 출구가 없을 거 같았던 사건들이 하나씩 해결되기 시작합니다. 솔직히 안 믿겨요. 

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똑똑해 보이지는 않으니까요. 하지만 영화에선 그래도 모든 게 해결이 됩니다. 

제가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확실한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. 심지어 주말연속극 마지막회스러운 에필로그도 들어있습니다.


이게 말이 되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. 영화 안에서는 설명이 되는 자기 논리가 있습니다. 그래도 비현실적이죠. 

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. 하지만 도입부에 나오는 제목 설명을 보면, 이건 감독의 의도임이 분명해요. 

현실에서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영화에서는 가능한 완벽한 해결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는 영화의 목표였겠죠. 그렇다면 목표는 달성한 거예요.


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이지원의 그 다음 작품인 [클라이맥스]와의 관계입니다. [클라이맥스]를 본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계속 데자뷔를 느낄 거예요. 

두 작품 모두 하지원이 한물 간 배우로 나오고, 언론, 정치, 경제의 썩어 빠진 연합과 자살한 여자연예인과 같은 소재를 다룹니다. 모두 선거기간이 배경이고요. 

그러니까 [비광]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 재료들을 보다 넉넉한 러닝타임 동안 다룬 작품이 [클라이맥스]인 거죠. 

여러 모로 [클라이맥스]가 더 나은데, 그래도 [비광]만의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. 


출처 - 듀나의 영화낙서판